가을,널브러지고 싶은...
유튜브에서 찾은 느릿한 노래를 듣고 또 나만의 감성을 녹인 노래를 만들기도 하며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날들이 잘 어울리는 날씨다.
이런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상황에는 어느 정도의 포기가 한몫한 것 같다.
조금이라도 어릴 때 하고 싶었던 많은 것들 그리고 실패들을 뒤고하고 하나둘 포기하며 정리했더니 그만큼의 시간이 찾아왔다.
인생의 반, 어쩌면 2/3 를 지난 시점일 수 도 있는 이때 뭔가를 새로 시작하는 것도 좋지만 기존의 내 흔적들을 지키면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본다.
어쩌다 필 받아 쓰게 되는 글과 흥얼거림으로 만든 노래(비록 AI 가 작업을 해주지만)는 내가 쓰고 내가 보고 들어준다.
이거 참 매력적인 상황이다.
남들은 바쁘게 시간에 쫓기며 행복을 미래에 맡겨두는 양 현재에 최선을 다하지만 그 만큼 많은 것을 놓치고 있는데 이렇게 내게 찾아오는 한가함은 뭘까?
이건 쉼의 기회고 상이다.
살아보니 그렇다 열심히 산다고 해서 열심히 살아지는 것도 아니고 널부러져 있다고 해서 마냥 고통 속에서 허우적거리는게 아니더라.
어쩔 수 없는 거대한 사건의 흐름 속에 하나의 빛 알갱이가 되어 휩쓸려 어딘지 알 수 없는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 때가 많다.
흔히들 말하는 노력과는 상관없이 정해진 시간의 빵속을 그 다면의 장면들을 무대 위 인형처럼 자의 없이 움직이며 살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노력을 폄하하는 아니고 노력이란건 나만의 레파토리를 쓰며 그게 최대한 맞도록 사고/행동 하는 내가 할수 있는 최대치이자 제한이다.
그동안 많이 노력을 했잖아. (내게) 이젠 그렇게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아.
지금의 혼란스러운 AI 시대에 누군가를 기회를 잡고 부를 쌓아 올리고 난 언제 짤릴지 모르는 불안감을 애써 태연하게 괜찮을거라고 다독인다.
그래도 시간이 있고 돈이 있다고 생각하니 나름 이런 사치스런 잡생각도 한다.
아무렴 어때? 어떻게 되겠지.
9월의 반이 지나가는데 추석연휴와 그다음주에 있을 여행을 생각하면 또 한층 여유로워 진다.
내 사정을 생각하면 마냥 행복하지 만은 않은 한가로움이지만 그래도 바쁨 속에 숨이 턱 막히는 것 보단 낫잖아.
그냥 물 흐르듯이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면 너무 아깝지 않을까?
그냥 허송세월을 보낸다고 남들을 의식했던 젊은 나는 아니니까, 아무렴 어때? 허리 아프면 눕고 배고프면 맛있는 것 먹고 졸리면 자는 게 인생의 다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인생을 지탱해주는 든든한 기둥들이잖아.
너무 그렇게 빠득빠득 살지 말라, 어차피 돌아갈 필멸길 위에 선 자들이여.
아무 걱정 없다고 너무 뭐라 하지말라, 나름 고민하고 힘들었던 날들이 있었으리라.
생각은 그만 접어 두고 맘 편하게 쉬어라.
나를 너무 몰아붙이지 말라. 노후된 차량을 멈추고 오일을 갈아주 듯이 나를 보살펴야 할 시간들이 점점 더 많이 필요해지고 있어.
더운날엔 더 헥헥거리고 추운날엔 더 덜덜거리는 몸이 되어가고 있는데,
에어컨도 있고 따뜻한 우유 한 잔 마실 수 있는 장소에서 이렇게 끄적이고 있으니 평온하고 든든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