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나가기 무섭기에 집안에서 에어컨 바람 아래서 준영이와 뒹글거리며 한량이 된다.
습한 찐득거림이 싫어 에어컨에 열을 시키면 몸은 진정이 되지만 순간의 짜증과 분노로 가끔 나를 놓친다.
스트레스에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허겁지겁 먹으면서 나를 달래보지만 다 비워진 아이스크림통과 과자 봉지에 내 자신에가 또 화가 난다.
그렇게 먹지 말자고 아니 좀 줄이자던 이 주전부리를 난 또 그렇게 저질러 버렸다.
멍하니 유트브 방송을 들으며 다시 밤 산책을 나가 내게 조금이라도 용서를 구한다.
나이가 들고 이런 나쁜것들을 붙잡고 있으니 몸 이곳 저곳 이상한 트러블이 생기는것 같다.
가끔 먹는 아이스크림은 행복을 안겨주지만 이렇게 홧김에 달달함을 찾는 순간에는 찰나의 쾌락뒤에 더큰 독이 된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얌전히 방콕 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왠지 준영이에게 미안해진다.
방학이면 어디 여행도 가고 해야 될텐데 그럴 힘이 나지 않는다.
더워 핑계를 대고 있지만 솔직히 요새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한동안 즐겨보던 애니도 웹툰도 이제 글자를 휙휙 넘기면 줄거리 장면만 쇼츠처럼 소비시킨다. 이래도 즐거움 크지 않다.
그래서인지 이렇게 주말에도 랩탑을 켜놓고 뭔가 회사일 할게 없나, 커뮤니티 소식에 소소한 테스트를 해보며 알찬 시간의 보람을 느껴보려 한다.
그것도 하다 지치거나 재미가 없어지면 이렇게 뭐라도 적어 내려간다.
이게 요즘 유행하는 키보드 액세서리처럼 그 촉감을 실제 키보드를 치며 안정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학생때 할아버지,할머니와 함께한 시골집에서 내 방안에서 x86 PC winamp 로 여름 노래를 틀고 게임을 하고 있으면 노을이 방 바닦까지 길게 늘어지고 저녁밥을 먹을때가 되는 장면이 문득 생각난다.
그때는 에어컨도 없었고 달랑 선풍기와 어디서 받은지 모른 장터 부채만으로 더위를 이겨냈다.
지금은 에어컨도 있고 핸드폰으로 겜도 하지만 그때의 그맛은 나지 않는다.
오늘은 준영이과 전동 물총을 욕실에 쏘고, 체스를 하면서 새로 주문한 체스 타이머를 누르며 프로기사된듯이 뒀다. 다 재밌지만 30분을 넘기지 못한다. 나도 준영이도 각자의 영상과 게임에 다시 빠져든다.
아 이런게 아닌데 싶으면서도 그냥 바닥에 축 늘어진다.
남들은 이 더운 여름에도 피서다 여행이다 하면서 세상 밖 어디가를 열심히 다니고 있겠지?
sns 로 지인들의 소식에 부러움과 자신에 대한 한심한 모습을 또 하나의 작은 스트레스가 된다.
준영이가 좋아하는 게임, 팝업스토어, 뮤지컬, 서점 주말이면 열심히 다녔는데 오히려 방학이 되니 동네 서점과 인형뽑기가 요즘은 한계다.
9월이 지나고 10월이나 되면 좀 다시 리프레시되면서 어딜 가고 싶어 질까?
지금은 더위 때문에 그런거야 그래서 힘이 안나는거야 그렇게 생각하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