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험은 누구나 했을것이고 보통 나이가 많으면 자주 그런다며 가는 세월을 원망하는 이들도 있다. 나역시 에고~ 뇌세포가 하나씩 기력을 잃어 가는구나... 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자 그런데 이 문제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나를 충격으로까지 몰고 가는 경우가 요즘 종종 보인다. 먼저 집에서 준영이와 놀아 주려고 피아노 건반을 치려는데 하도 쳐서 악보도 보지 않고 손가락이 저절도 움직였던 동요(^^;) 노래가 몇마디 가지 못하고 손가락이 혼란스러워 한다. 몇번을 시도해도 안되서 결국 악보를 보게 되었다. 플룻도 1년에 한두번 필받을때 꺼내는데 그때마다 손가락을 둘째치고 입술모양에 굉장히 힘이들어가고 쉽게 피로해서 한곡을 불면 입술이 뻐근해진다.
뭐 이정도의 취미생활은 그럴 수 있다. 이런저런 핑계로 또는 게을러서 손을 놓은 악기는 당연히 시간이 지나면서 까먹고 하니까. 그런데 이게 만약 내가 직업으로 삼는 프로그래밍이라면 어떨까? 여기서 더 큰 펀치로 날아온다. 모닝 퀘변을 위해 변기에 앉아 있을때 핸드폰으로 하는게 웹툰 보기, 기사검색, sns 등을 하는데, 어떻게 대학원때 랩실 홈페이지에 들어가게 되었고 여기서 잠깐 학생때의 추억을 회상하는데, 그때 배웠던 프로그래밍 알고리즘이 생각나고 그게 뭐였더라 하면서 자꾸 자신을 추궁하게 되었다. 내가 분명히 배웠고 프로젝트에 구현하며 논문까지 쓴것들이였는데 내부 알고리즘을 어떻게 프로그래밍을 했었는지 머리속으로 코딩을 해보려 하면 커서만 깜박이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더라. 결국 구글링하여 비슷한 예제 소스를 보면서 다시 기억을 살렸다. 아 근데 이게 정말 간단하고 쉬운 것인데 왜 이렇게 생각이 나지 않았을까? 곰곰히 생각해보면 위에서 말한 못치는 피아노 현상과 별반 다를게 없었다. 지금 업무와 상관없으니 굳이 코딩할 필요 없었던 것들이었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머리속에서 점점 희미해져 갔다. 흠 지난번 면접 후기 포스트도 남겼고 반성도 했지만 그 이후로 행동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것 같다.
영어하자. 영어해야된다. 라고 다짐하고 모르는 단어를 네이버 사전앱에 기록하고 계속 꺼내보면서 암기해야지라고 시작했던게 벌써 1년이 넘었다. 열심히 모르는 단어는 저장해 두긴했는데, 다시 꺼내보지 않았고 결국 예전에 분명 찾아서 알았던 단어인데 하면서 또 사전을 뒤지게 된다. 단어라함은 반본적으로 쓰고 익혀야 하는데 몰랐을때 한번을 넘기기 위해서, 그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그렇게 일회용품처럼 사용하니 나중에 커다란 환경오염(모르는 영어 단어가 됨ㅠ)이 되어 돌아 오더라.
피아노, 프로그래밍, 영어 모두 멍청해지는것 같기도 하고 이대로 아무것도 못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에 사실 두렵다. 이를 타파할 방법이 무엇일까? 결론을 내리면 천재가 아닌 내 입장에선 꾸준히 연습하는 길, 연습이라 하면 노력과 힘든 일을 이겨내야 하는 뉘앙스가 풍기는 단어다. 재미가 있으면 연습이 좋을텐데 솔직히 지금은 연습이 좀 귀찮긴 하다. 그래도 이 글을 쓰면서 흐트러진 마음을 조금이나마 다잡아 본다. 연습이 나중에 습관으로 바뀌길 기대하면서 오늘도 "hello world"를 화면에 뿌려보자.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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