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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의 시작

장마는 내가 느끼기도 전에 사라져 버린것 같다.
쨍한 햇빛과 습한 온기로 가득찬 지구는 커다란 가마솥이 되어 사람들에게 짜증을 내고 있는것 같다.
여러 일들로 내맘은 뒤숭숭 한데 2023년 7월은 이렇게 폭염으로 시작 했다.
나도 이 열기에는 뛰기를 포기하고 걷지만 이마저도 숨을 헐떡인다.

운동을 해야 하는데, 살을 빼야 하는데, 여행을 가야 하는데,
나름 삶에 대한 애착으로 이 모든것들을 실현하고 싶지만
이 여름의 난폭한 성질 또한 이 모든것을 녹여 내리는것 같다.

시원한 에어콘 바람이 있는 사무실로 카페로 대피해
부드러운 소프트 아이스크림 한스푼으로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다. 히힛 달다 달어~^^;
하지만 금새 사라진 아이스크림을 두고 아쉬움에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한다.
달콤한 시간은 한 더위 아이스크림 처럼 그 형태를 유지를 길에 가져가지 못하는것 같다.
다 녹아 없어지기전에 이가 시려도 차라리 크게 한입 베어 무는게 좋은 전략 같기도 하다.

이제 해가 저물기 기다리며, 유튜브에서 빗소리와 함께하는 수면음악 듣는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에 섞여 들려오는 달콤한 비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그런데 제목과 달리 동영상의 소녀는 뭔 걱정이 있는지 늦은 밤 빗소리에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것 같다.


낼은 비가 온다고 하는데, 아침 운동부터 습기 때문에 짜증이 날것 같아 걱정이다.
그래도 달리고 나서 샤워할때를 상쾌 하잖아~^^;

2020년의 장마는 미지근하게 시작됐다.

2020년 장마는 미지근하게 시작됐다.
몇일 폭염이 지나고 비가 찔끔 찔끔 내리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진짜 비라고 할 만한 것들이 쏟아진다.

뭐 장마라고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물폭탄은 아직 없다.
어릴적 장마에 대한 추억은 여기저기 산사태로 쓸려 내려온 토사로 하수구가 막히고, 금새 동네가 종아리까지 잠길만큼의 작은 흙탕물을 만들어야 하는데 요즘에는 그걸 적어도 내가 사는 동네에선 보기 힘들다.

가끔 하천이 넘칠것 같이 아슬아슬하긴 하지만~ㅋ
여름은 후덥한 그 느낌이 멀쩡한 사람을 흉폭하게 만든다.
가만히 서 있는 사람들 모두 잘못 건드리면 금새 폭발할것 같은 지뢰들 처럼 보인다.
이런 뜨거운 긴장감을 한줄기 시원한 빗줄기가 식혀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장마는 고마운 존재다.

2020년의 시작은 코로나로 내심 원했던 방콕생활과 그로 인한 휴식같은 시간을 만들고 있다.
집에 있는 창이라는 창은 다 열고 있으면 시원한 비소리는 ASMR 이 되고 갑자기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은 내 퀴퀴한 땀냄새를 데려간다.
숨통이 트인다고 할까? 집이라고 갑갑하지 않고 잠깐이지만 어디 깊은 산속에 놀러온 기분도 든다.
아쉽게도 이번 장마는 2~3일만에 가버린다고 하니 맑은 공기라도 입속에 머금고 곱씹어야지.
깨끗히 세수한 맑은 밤하늘에서 더욱 선명하게 반짝이는 별들이나 눈에 담아둬야 겠다.

난 여름의 그 장마, 그 폭우, 그 태풍이 좋다.
지긋지긋한 미세먼지를 지워버리고 상큼한 공기맛을 전달해주는 그 억수 같은 물결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