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의 늦가을

2005년 10월의 가을은 매서운 겨울 바람으로 서서히 물러나고 있다.
길가에 떨어진 빨갛고 노란 단풍을 밟고 지날때면, 언제 가을이 찾아왔나 싶다.
이번 가을엔 산에올라 단풍구경을 하고싶었건만 끝내 소원을 이루지 못했다.
어떤이들은 연인과 함께 또 어떤이들은 가족과, 친구들함께 강원도 설악산을 올랐을텐데,...
나에게 올 가을은 그 이전에도 그랬듯이 스쳐지나가는 방문객 같은 느낌이다.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 바쁜 손님처럼, 조금 다가서려면 이내 사라져 버리는 바쁜 비지니스맨 같다.
난 4계절중 가을이 가장 좋다. 약간 쌀쌀한 날씨에 낙엽이 수북히 쌓인 한적한 단풍으로 물들인 가로수 사이를 지날때,
일찍 서산 넘어로 져버리는 태양은 산뒤에 숨어 수줍은 얼굴로 세상을 붉에 물들인다.
또 길가의 가을바람에 한들한들 흔들리며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코스모스는 생각만해도 설레인다.
정말이지 가을의 노을은 인상적이지 않을수 없다. 살면서 어떻게 이런 풍경을 놓치고 살고있나 싶을때가 많다.
왜 여유을 갖지 못하고 쫓기는 사람처럼 너무나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지 못했을까?
가을... 풍성한 수확과 가족들이 모이는 계절, 할아버지 할머니의 품이 생각나는 정경운 시골풍경이 있는 계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좀더 있고 싶고, 여행을 떠나기 좋은 계절, 그리운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창가에 앉아 커피한잔 마시는 계절,
깊게 숨을 들여마셔 보자. 가을공기를 깊숙히 들여마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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